눈雪

 

이걸 보러 여기 온 건가

희끗희끗 점점이 어디

암실 같은 곳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린다

 

마치 이곳이

살 곳이라는 듯

 

오해의 투신이다

 

이걸 보러 여기 온 건가

 

내릴 만하니 내리는

기후지대에 와 있다고

의지의 하강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아직 난

저 눈의 연유를 찾고픈 마음

 

누군가에게라도 내가

이런 눈내림이라면

그만이겠지만

그건 책 속에나 있는 일

 

그래서 보고 싶은 거야

그래서 보고 있는 거야

눈(眼)으로 투신을 하는 거야

 

또 다른 책을 열고 싶은 거야

꿈에서만 읽을 수 있는 책

잉태의 책

만다라의 책

눈의 연유가 적혀 있는 책

 

모든 시의 시간을

멸할 수 있는 책

완전의 책

 

캠프파이어의 책을

 

이 못 살 곳에

내리는

살 곳이라는 오해

그 속을 뚫고

그 속에서 —

 

 

2014년 12월 14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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