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냉국과 고추

 

 

너무 더운 어느 여름날

하루를 마감하는 지친 심신의 벗으론

푸르끼한 오이냉국 그리고 고추 몇 점

 

그늘의 조용함과 외로움

그리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성질의

서늘함과 맑음

아직 덜 익은 것들의 수줍음까지를

오이냉국은 머금고 있다

 

어디에선가 댓소슬바람이 분다…

 

오이냉국이 법당이다

 

옆에 놓인 녹빛 고추 몇 점은

또 다른 소박함과 위엄으로

어느 석탑처럼 뎅그마니 놓여

지긋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

 

이렇게 머무는 것

어디 가지 않는 것

젊은이들이 싫증내는 바로 그것

 

밤까지 차오른 어느 여름날의

무더위가 가르쳐준 것이다

 

 

*2016년 8월 19일에 쓰다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w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