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지 않는 힘

 

바라는 힘으로 쓰지만

바라지 않는 힘으로도 쓴다

 

바라는 게 있어 살지만

바라지 않아서도 산다

 

꽃이 나오기 전

꽃을 아래에서 미는 힘도 있지만

꽃이 지기 전

꽃을 아래에서 당기는 힘도 있다

 

어느 날 책에서 찾은

언제 꽂아놓은지 모를

죽은 낙엽쪽

 

죽음을 편안해하는

무서운 마음

 

어디선가, 마음 구석에서

청랭한 바람줄기 하나

선을 긋고 지나간다

 

시원한 밤의 몸속에 들어왔다

 

 

*2013년 9월 9일, 브리즈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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