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 김수영

 

시냇물소리 푸르고 희고 잔잔한 물소리

숲과 숲 사이의 하늘을 향해서

우는 매미

흙빛 매미여

달팽이는 닭이 먹고

구데기 바람에 우는 소리 나면

 

물소리는 먼 하늘을 찢고 달아난다

바람이 바람을 쫓고 생명을 쫓는다

강아지풀 사이에 가지는 익고

인가 사이에서 기적처럼 자라나는 무성한 버드나무

연록색,

하늘의 빛보다도 분간못할 놈……

 

버드나무 발아래의 나팔꽃도 그렇다

앙상한 연분홍,

오무러질 때는 무궁화는 그보다 조금쯤 더 길고

진한 빛,

죽음의 빛인지도 모르는 놈…….

 

 

*김수영, <말복> 중에서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w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