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수증기

 

어릴 적 사직공원에서

얼음

하고 놀았지

얼음, 하면

죽고

땡, 하면

산다

 

깨보니 난

육면체 얼음이데

본디 넌 수증기였느니라

선생님은 말했지만

어디에도 증기는 없데

 

오랜 얼음기였다.

 

누구인가?

누구였나?

수증기 같은 나의 님이

남풍 같은 나의 님이

오시어서

땡,

하여 주셨다

 

이리하여 난

물이 되었다

호로로롱

들판을 가르는

피리소리 같은 물이….

포로로롱

밤을 가르는

반딧불이 같은 물이….

 

산은 산

물은 물이네!

나는 나네!

나는 있네!

나는 없네!

 

물 흐를 적에

현은

현된다

 

현하고

현한 물은

증기가 된다

 

증기는

꽃대롱 달대롱 이슬대롱

혹존한다….

증일한 이는

몸이 없다….

 

증기의 일점이 화하여

액이 되었다

그 액이 화하여, 지금

얼음이 되었다

땡, 하면 살고

얼음, 하면 죽던

그 얼음, 이제

산 얼음이 되었다

 

 

*2009년 6월 18일, 시드니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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