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식이 없네

 

우리는 소식이 없네

수년간 아무런 소식이 없네

이 말없음은 이제 돌부처상이나

돌하르방 같은 것이 되어

이 방에 나와 같이 사네

애정도 아니고 미움도 아닌 이것은

담담 내 안에 가라 앉아

어느날 문득 철 들어

피어 있는 연꽃

어느날 문득 철 들어

젖어오는 풀버레처럼

몸이 알아보는 편지

몸이 열어보는 편지

별 사연이 없이 텅텅 빈

편지

우리는 가만히 소식이 없네

서로 그러하기로 한 것도 아닌데

우리는 밤마다 서로의 귀에 대고

소식은 없어도 돼

소식은 없어도 돼

솔솔 휘파람을 불어주네

솔솔 베개가 되어주네

 

*2008년 12월 6일, 시드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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