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관게를 읊는 뜻

불교에서는 식사를 (발우)공양이라고 한다. 또한 큰 재를 올릴 때 일정한 의식을 치르면서 공양하기도 하는데, 그 의식을 식당작법(食堂作法)이라고 한다. 식당작법 시 염송하는 공양게송인 오관게五觀偈*는 다음과 같다.

 

계공다소 양피내처 計功多少 量彼來處

촌기덕행 전결응공 村己德行 全缺應供

방심이과 탐등위종 防心離過 貪等爲宗

정사양약 위료형고 正思良藥 爲療形枯

위성도업 응수차식 爲成道業 應受此食

 

많고 적은 이 공덕, 어디에서 온 것인가?

내 덕행으로 이 공양을 받아도 아무 흠결이 없는 것인가?

잡심을 막고 허물과 욕심 등을 버리기를 나의 으뜸으로 삼는다

몸의 여윔을 치료하는 좋은 약으로 바로 안다

도업을 완성하고자 이 밥을 받기를 수락한다

 

다섯 구절이 아니라, 다섯 개의 관觀하는 내용이다. 관觀이란 감각에 의존하지 않고 관찰하고 통찰하고 명상함(위빠사나, 가 바로 관이다)을 뜻한다. 처음으로는 밥상 위, 접시 위 식물을 관하고, 그 다음으로는 나의 자격을 관하며, 그 다음으로는 내가 사는 뜻을 관하고, 그 다음엔 그 식물이 몸을 치료하는 약임을 관하며, 마지막으로는 지금 내가 먹는 뜻을 관한다.

 

이처럼 불교에는 살아가는 뜻과 먹는 뜻을 함께 엮어 생각하는 지혜가 있는데, 도업의 완수/덕행의 개진과 식사를 둘로 나누어 생각하지 않았다. 식사를 하려면(공양을 받으려면) 먹고 살려는 본능만이 아니라 덕행을 갖춘 이어야 하고, 식사를 한다는 건, 식욕이 아니라 몸을 치료하며 도업을 이루려는 뜻 때문이라는 사상이다. 그러니까 식사의 자리에, 불교식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갑자기 자신의 동물성을 확인하는 자리인 밥상에서, 자신의 인간성을 알아차리고 음미하자고, 오관게는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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