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삼매

 

올 봄엔

볕이 좋구나

 

볕이 좋아서

자카란다도 지금 쑥쑥

잎을 내고

 

볕에 하느작 하느작 익어가는 빨래를

옆에 두고 나도

봄볕 삼매

한다

 

볕은 늘

좋은 것이지만

 

올 봄엔

볕이 좋구나, 하며

 

등죽지에 볕을 받는

까마귀는

가끔 ‘거’와 ‘과’ 사이의 모음을

토하며

제 둥지에 있고

 

여기가 볕을

동냥하는 내 둥지라는 것을

저 놈만은

알고 있는 듯한

저 놈도

이 봄의 볕이

나만큼이나 좋은가보다

 

나비가 팔랑

좌에서 우로

흰 잔영을 빗금긋고

사라지고 난 후에도

 

쨋쨋 새소리를 거느리고

 

꽃나무의 면면한 자적은

그이의 자적의 형식은

볕 속에 있다

 

 

*2007년 9월 25일, 시드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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