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온 세상이 사방에서 한꺼번에 부스럭대고 있어요

해바라기, 배따라기, 호루라기, 지푸라기,

찌르레기, 해오라기, 가시고기, 실오라기,

이것들을 어떻게 가지런히 정렬하고, 어디다 넣어둘까요?

배추, 고추, 상추, 부추, 후추, 대추, 어느 곳에 다 보관할까요?

개구리, 가오리, 메아리, 미나리,

휴우, 감사합니다. 너무 많아 죽을 지경이에요.

오소리, 잠자리, 개나리, 도토리,

돗자리, 고사리, 송사리, 너구리를 넣어둘 항아리는 어디에 있나요?

기러기, 물고기, 산딸기, 갈매기, 뻐꾸기는 어떤 보자기로 싸놓을까요?

하늬바람, 산들바람, 돌개바람, 높새바람은 어디쯤 담아둘까요?

얼룩빼기 황소와 얼룩말은 어디로 데려갈까요?

이런 이산화물들은 값지고, 진귀한 법

아, 게다가 다시마와 고구마도 있군요!

이것들은 모두 밤하늘의 별처럼 그 값이 어마어마하겠지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과연 내가 이걸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생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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